'아직 멀었다'... 다저스 감독의 한마디에 무너진 김혜성의 빅리거 꿈

 28번째 코리안 빅리거를 꿈꿨던 내야수 김혜성(LA 다저스)이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김혜성의 트리플A 강등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오는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5시즌 개막전 '도쿄 시리즈' 출전이 무산됐다.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트리플A 구단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달 들어 김혜성은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한 노력을 보여왔다. 시범경기 월간 타율 0.333(15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45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저스 입단 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처하고자 타격폼을 수정했고, 초반 어색함으로 타율이 0.071까지 떨어졌으나 빠르게 적응하며 콘택 능력을 과시했다.

 

또한 김혜성은 자신의 장점인 빠른 발을 활용한 공격적인 주루를 선보였으며, 유격수(10경기 39이닝), 2루수(5경기 18이닝), 중견수(3경기 10이닝)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포지션 능력도 입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김혜성의 타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다저스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메이저 리그 타자로서 완성되기까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지만, 많은 성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김혜성의 트리플A행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현지 매체들은 김혜성이 공격적인 측면에서 더 성장해야 한다는 로버츠 감독의 의견을 전하며, 그의 시범경기 성적이 개막전 명단에 포함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저 블루'는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을 체결한 뒤 개막전 명단(도쿄시리즈 합류)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공개적인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어느 시점 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꾸준히 타석에 서는 것이 성장에 도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성은 트리플A 강등 발표 직전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회초 맥스 먼시를 대신해 대수비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시범경기 타율이 0.222에서 0.207로 하락했다. 시범경기 전체 성적은 15경기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OPS 0.613으로 마감했다.

 

김혜성의 마이너리그행은 아쉽지만, 트리플A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으며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 콜업을 통해 28번째 코리안 빅리거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혜성이 트리플A에서 어떤 성장을 보여주고, 언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될지 한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강등 명단에는 김혜성 외에도 바비 밀러와 지오바니 갈레고스(이상 투수), 포수 달튼 러싱, 데이비드 보테와 마이클 차비스(이상 내야수),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가 포함됐다. 다저스는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과 함께 도쿄 시리즈를 치르게 된다.